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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리뷰/라떼스토리 (추억과 에세이)

쑥불 향기와 한여름 밤의 쏟아지는 별빛의 추억 요즘엔 밤이 길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일상 자체가 바쁘고 길어지다 보니 늦은 밤도 그냥 오후의 연장선에 있다는 느낌일 뿐, 환한 아파트의 보안등 때문에 불을 다 꺼도 그다지 캄캄한 줄은 모르겠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부터는 글 쓰고 이웃과 소통하는 재미에 잠자리 드는 시간도 늦고 그러다 잠시 눈 좀 붙였나 싶으면 먼동이 트고... 그러다 문득 베란다에서 회색빛 밤하늘을 보다가 어린 시절 고향의 산마을에서 보던 밤하늘 풍경이 떠올랐다. 한 여름이어도 시골의 밤은 길었다. 마을에 가로등이나 보안등도 없었으니 일찍 깜깜해졌다. 마을 어른들이나 형들은 잠자리 들기 전에 누가 뭐라할 것 없이 한 집에 모여들어 옥수수나 수수깡 같이 먹을 것(어른들은 막걸리에 어죽거리와 김치) 좀 가져와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곤.. 2023. 2. 13.
아시아 축구 컵대회 '박스컵,킹스컵,메르데카배,머라이언컵'을 기억하시나요? 지금 2022 카타르 월드컵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혹시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서 70~90 세대 분들이라면 과거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개최되던 각종 컵대회를 기억하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지금이야 우리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단골손님이고, 아시아 축구 수준도 과거에 비해 상당히 발전해서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이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만,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월드컵 같은 메이저 대회에서 아시아 축구는 그야말로 무시 대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아시아 축구 국제 대회 전성 시기 (~1980년대 후반 혹은 1990년 대 초반까지 존재했던 이야기) 198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아시아 축구의 맹주라고 자부하던 한국도 월드컵은 정말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디 홉스에게 있어 주토피아 그 .. 2022. 11. 29.
십자매 한 쌍이 낳은 알에서 부화한 아기 새 최근에는 반려견을 기르는 세대가 정말 많아진 것 같습니다. 강아지 산책을 시키는 분들이 자주 눈에 띄거든요. 드물게 특이한 반려동물을 기르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새를 키우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애완용 조류가 특이한 것은 아니지만, 새를 기르는 경우가 예전만큼 흔하지는 않은 것 같네요. 오늘의 이야기는 제가 오래전에 기르던 새 이야기입니다. 종류는 십자매입니다. 십자매 한 쌍을 입양하게 된 이유 오래 전 딸아이가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 어린아이였을 때 지방의 어느 시골 장터에 구경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드물게 5일 장이 서는 곳이었는데 유명한 순대국밥집을 갔다가 그날따라 그곳에 장이 열린 날이었습니다. 대형마트와는 또다른 완전히 색다른 풍경에 저는 잠시나마 옛날 추억에 빠져들었고, 아내.. 2022. 11. 26.
시내버스 안내양을 기억하시나요? 차장이라 불렸던 어린 소녀들.. 1960년대 ~ 1980년대 후반까지 존재했던 시내버스 안내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나간 시절의 추억이기도 하고, 어려운 시절의 애환이 서린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모두가 억척스러웠던 그때 그 시절의 버스 안내양 시내버스에도 안내양이 있었다는 것을 아시나요? 아마도 7080 세대 분들은 여전히 시내버스 안내양을 기억하실 겁니다. 80년 대 초반까지도 버스 안내양이 있었으니까 8090 세대 중에서도 기억하는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와~ 벌써 4,50년 전이라니.. 아무튼 버스 안내양은 시내버스에서 버스 요금을 징수하고, 문을 닫고 열어주는 일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여승무원들을 '차장'이라고 불렀죠. 이들이 승객들의 탑승 안전을 확인한 뒤 차체를 손으로 "탕탕" 치면서 "오라이~(아마도 영어 발.. 2022. 11. 18.
'삐삐'를 기억하시나요? 통신기기와 메신저 소통 발달에 대한 단상 혹시 '삐삐'를 기억하시나요? 미드 '말괄량이 삐삐'도 있었지만, 지금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호출기 '삐삐'입니다. 이 호출기가 본격적으로 상용화 되기 시작한 것은 대략.. 30년 전인 90년대 같습니다. 지금처럼 휴대폰의 단계를 지나 스마트폰이 상용화된 시대에 삐삐라는 호출기를 사용한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이제는 오래전 추억이 되었지만, 30여 년이라는 시간이 어찌 보면 정말 긴 시간이기도 하고, 바쁘게 지내온 일상생활의 연장선에서 보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절의 기억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불현듯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면 그때의 물건들이 간직했던 시간 속의 분위기와 추억들도 되살아나곤 하죠. '삐삐' 역시 그 중 하나인 듯합니다. 지금과 같이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일상 편의를 누리는 상황.. 2019. 9. 1.
[위 워 솔저스] 할 무어 중령의 명연설 (리더의 조건) -전문 생략 - "우리는 이제 결연한 적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나는 제군들에게 모두를 집으로 데려오겠다는 약속은 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전능하신 하느님 앞에 맹세한다 :우리가 전장에 들어설 때 나는 제일 먼저 들판에 발을 디딜 것이고, 맨 나중에 발길을 돌릴 것이며, 내 뒤에 아무도 남겨놓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살아서든 죽어서든 모두 함께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주님의 가호를 빈다" "We are goin' into battle against a tough and determined enemy. I can't promise you that I will bring you all home alive. But this I swear before you and before Almighty God: Th.. 2017. 2. 20.
정월대보름 쥐불놀이의 추억 지금 대한민국의 시국과 어울리지 않을진 모르지만, 어쨌든 어제가 정월대보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월대보름 쥐불놀이에 대한 추억은 여전히 아련합니다. 어렸을 때 첩첩산골 시골에서 자란 덕분에 동년배 중에서도 드물게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추억이죠. 필자가 어렸을 때 동네 형들은 아마 지금의 같은 세대보다 꽤나 조숙했던 것 같습니다.여름이면 방과 후에 어른들을 도와 논밭에서 일하고 동생들을 데리고 놀아주던 형들은 어린 저의 눈으로 보았을 때 못 하는 일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뭐,, 일찍 술 담배를 배우는 것 같기도 했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에 나가 취업을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습니다만. ^^; 그러는 가운데 겨울철, 특히 정월대보름이 되면 아이들은 동네 형들과 함께 마을 어귀에 모여 정.. 2017. 2. 12.
복숭아 과수원길... 어떤 과일을 좋아하시나요? 전 어렸을 때 부터 복숭아를 좋아했습니다. 복숭아 꽃도 예쁘고 복숭아 열매도 너무 예쁘지 않습니까? 제 어린시절 기억에 아가씨들은 밤꽃 필 때 밤나무골에 가지 말고 장정들은 복숭아 수확할 때 가지말라는 어르신들 말씀도 지금 생각해 보면 재밌습니다. 그리고 제사상에는 절대 올리면 안되는 과일이고요. (仙道과실이라 귀신 쫓는다고) 하지만 사실 요즘 제일 비싼 과일이 복숭아입니다. 출하시기도 짧고 쉬 물러져 상품화하기 참 어려운 과일이기 때문입니다. 까치가 배 다음으로 좋아하고 단 과즙이 풍부해서 벌레도 많이 탄답니다. 어렸을 때 외숙모를 따라 복숭아 과수원에 가는 날이면 저는 요즘 아이들 소풍가는 것 보다 더 기뻤습니다. 형들은 목장이나 논에 일 나가고 외숙모는 품삯 일로 과수원에.. 2011. 7. 15.
간이역의 가락국수, 그리고 아버지... 어린시절 서울에서 작은 사업 으로 바쁘신 부모님 때문에 시골의 산골마을 외가집에서 성장했습니다. 어쩌다 한 번씩 잠깐 귀가했다가 다시 시골집으로 내려가곤 했는데요, 당시 동대문에 있던 고속터미널의 버스표를 구하기 힘들어서인지 서울역 기차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경기도 남부, 충청남도 경계에 있던 산골마을인지라 작은 간이역이 하나 있는데 당시 완행열차를 타고 가다 보면 모든 역마다 다 정차를 해서 엄청 오래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오래 정차하는 경우도 빈번했는데 역에 가락국수를 파는 곳도 있었습니다. 한 번은 아버지께서 정차하는 동안 잠깐 기다리라고 하시면서 열차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평소에 외식을 거의 안하다 보니 자장면도 잘 안사주시는 편이었는데 그 날은 어쩐일인지 간이역의 가락국수를 한 그릇 사다 주셨.. 2011. 7. 11.
화창한 봄날의 산책길... - 이전에 월e란 필명으로 작성했던 포스트입니다 (나중에 수정했어요 ^^;) 날씨가 화창하여 오늘은 산책을 했습니다. 혼자 하는 산책은 거의 없는데 오늘은 저만 일이 없더군요 ^^ 복도식 통로에서 본 마을 산입니다. 저 곳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지방 소도시에 거주하다 보니 아파트를 조금만 벗어나도 자연이 가까이 있습니다. 이 도로를 건너면 산길로 이어집니다. 지방 소도시의 좋은 점이 바로 한적하고 자연이 가까이 있다는 점이죠. 음... 한 쌍의 부부가 다정하게 산책을 하는군요. 역시 다이어트엔 트래킹이 최고죠. 슬슬 산책할 기분이 나는군요. 나무 사이로 아파트 단지들이 보입니다. 가는 길에 작은 교회의 뜰에서 노는 닭들을 찍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카메라를 들이대니 개가 하도 짖어대서 마당에 놀던 놈들.. 2011.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