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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리뷰/라떼스토리 (추억과 에세이)

복숭아 과수원길...

by 라떼블루 2011. 7. 15.

어떤 과일을 좋아하시나요?
전 어렸을 때 부터 복숭아를 좋아했습니다.
복숭아 꽃도 예쁘고 복숭아 열매도 너무 예쁘지 않습니까?

  

    

   
제 어린시절 기억에 아가씨들은 밤꽃 필 때 밤나무골에 가지 말고 장정들은 복숭아 수확할 때 가지말라는 어르신들 말씀도 지금 생각해 보면 재밌습니다.
그리고 제사상에는 절대 올리면 안되는 과일이고요. (仙道과실이라 귀신 쫓는다고)

  

   
하지만 사실 요즘 제일 비싼 과일이 복숭아입니다.

출하시기도 짧고 쉬 물러져 상품화하기 참 어려운 과일이기 때문입니다. 까치가 배 다음으로 좋아하고 단 과즙이 풍부해서 벌레도 많이 탄답니다.
어렸을 때 외숙모를 따라 복숭아 과수원에 가는 날이면 저는 요즘 아이들 소풍가는 것 보다 더 기뻤습니다.
형들은 목장이나 논에 일 나가고 외숙모는 품삯 일로 과수원에 가는 것이었는데 그런 것을 헤아릴 나이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복숭아 과수원 따라 가는 것을 좋아한 이유를 지금 생각해 보면,,,
- 워낙 산골이다 보니 다른 마을에 가는 것 자체가 즐거웠음
- 비슷한 또래의 복숭아 과수원집 유지 어르신 딸래미가 아주 귀여웠음
- 그 곳 또래 친구들과 산과 냇가에서 실컷 놀 수 있음
- 무엇보다 상품화할 수 없는 복숭아 배터지게 먹을 수 있음
이런 이유 때문에 20리 길을 따라 나선 것 같습니다.
  

 

486세대라면 아마 이런 추억들을 한 번쯤 가지고 계실 겁니다.
마을 어귀 골짜기를 지나 미류나무가 쭉 벋은 넓은 신작로를 지나 낯선 산길을 지나고 공동묘지 옆 방죽길을 따라 한참을 가다보면 또 다시 산골 골짜기길을 걷고 마을 어귀 논두렁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과수원 입구에 누렁이들이 경계하며 짖어대는 것 반, 오랫만에 외지인 보고 반가워서 짖어대는 것 반, 그러면 저는 복숭아 향기와 과수원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이제는 아련한 꿈결같은 기억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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