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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리뷰/라떼스토리 (추억과 에세이)

정월대보름 쥐불놀이의 추억

by 라떼블루 2017. 2. 12.

지금 대한민국의 시국과 어울리지 않을진 모르지만, 어쨌든 어제가 정월대보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월대보름 쥐불놀이에 대한 추억은 여전히 아련합니다. 

어렸을 때 첩첩산골 시골에서 자란 덕분에 동년배 중에서도 드물게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추억이죠.

 

  

필자가 어렸을 때 동네 형들은 아마 지금의 같은 세대보다 꽤나 조숙했던 것 같습니다.

여름이면 방과 후에 어른들을 도와 논밭에서 일하고 동생들을 데리고 놀아주던 형들은 어린 저의 눈으로 보았을 때 못 하는 일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뭐,, 일찍 술 담배를 배우는 것 같기도 했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에 나가 취업을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습니다만. ^^;

  

그러는 가운데 겨울철, 특히 정월대보름이 되면 아이들은 동네 형들과 함께 마을 어귀에 모여 정말 신명나게 놀았던 기억이 아직도 아련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액운을 쫓아내는 쥐불놀이였죠.

 

(경남신문 http://www.knnews.kr)

  

  

쓰다 버린 깡통에 줄을 꿰어 볏단(짚단)을 넣어 불을 붙인 뒤 빙빙 돌리는 놀이는 어린 아이들에게 있어 정말 환상적인 놀이였습니다. 

아이들이 원래 불장난을 좋아하잖습니까?

좀 위험하기도 하니까 쥐불놀이야 형들의 전유물이라 쳐도 볏단을 쌓아놓고 달빛태우기라도 할라치면 어린 아이들은 그야말로 신명이 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불씨가 남아있는 볕집에 밤이나 감자, 혹은 고구마를 구워먹는 재미란...

돌이켜보면 밤하늘 별빛이 쏟아지는 들녘에서 친구들과 동네 형들과 함께 노닐며 보름달을 바라보고 소원을 빌던 그 추억은 정말 작은 유토피아나 다름없었습니다.

 


이제 그 옛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아쉬운 회한을 머금고 작금의 정월대보름을 맞이하여 오로지 바라는 것은,,

지금의 현실이 어떠하든 그저 아이들이 미래의 희망을 품고 밝고 즐겁게 살아나갈 수 있는 그런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간곡히 기원하는 소박한 마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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