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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쑥불 향기와 한여름 밤의 쏟아지는 별빛의 추억 요즘엔 밤이 길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일상 자체가 바쁘고 길어지다 보니 늦은 밤도 그냥 오후의 연장선에 있다는 느낌일 뿐, 환한 아파트의 보안등 때문에 불을 다 꺼도 그다지 캄캄한 줄은 모르겠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부터는 글 쓰고 이웃과 소통하는 재미에 잠자리 드는 시간도 늦고 그러다 잠시 눈 좀 붙였나 싶으면 먼동이 트고... 그러다 문득 베란다에서 회색빛 밤하늘을 보다가 어린 시절 고향의 산마을에서 보던 밤하늘 풍경이 떠올랐다. 한 여름이어도 시골의 밤은 길었다. 마을에 가로등이나 보안등도 없었으니 일찍 깜깜해졌다. 마을 어른들이나 형들은 잠자리 들기 전에 누가 뭐라할 것 없이 한 집에 모여들어 옥수수나 수수깡 같이 먹을 것(어른들은 막걸리에 어죽거리와 김치) 좀 가져와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곤.. 2023. 2. 13.
십자매 한 쌍이 낳은 알에서 부화한 아기 새 최근에는 반려견을 기르는 세대가 정말 많아진 것 같습니다. 강아지 산책을 시키는 분들이 자주 눈에 띄거든요. 드물게 특이한 반려동물을 기르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새를 키우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애완용 조류가 특이한 것은 아니지만, 새를 기르는 경우가 예전만큼 흔하지는 않은 것 같네요. 오늘의 이야기는 제가 오래전에 기르던 새 이야기입니다. 종류는 십자매입니다. 십자매 한 쌍을 입양하게 된 이유 오래 전 딸아이가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 어린아이였을 때 지방의 어느 시골 장터에 구경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드물게 5일 장이 서는 곳이었는데 유명한 순대국밥집을 갔다가 그날따라 그곳에 장이 열린 날이었습니다. 대형마트와는 또다른 완전히 색다른 풍경에 저는 잠시나마 옛날 추억에 빠져들었고, 아내.. 2022. 11. 26.
시내버스 안내양을 기억하시나요? 차장이라 불렸던 어린 소녀들.. 1960년대 ~ 1980년대 후반까지 존재했던 시내버스 안내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나간 시절의 추억이기도 하고, 어려운 시절의 애환이 서린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모두가 억척스러웠던 그때 그 시절의 버스 안내양 시내버스에도 안내양이 있었다는 것을 아시나요? 아마도 7080 세대 분들은 여전히 시내버스 안내양을 기억하실 겁니다. 80년 대 초반까지도 버스 안내양이 있었으니까 8090 세대 중에서도 기억하는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와~ 벌써 4,50년 전이라니.. 아무튼 버스 안내양은 시내버스에서 버스 요금을 징수하고, 문을 닫고 열어주는 일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여승무원들을 '차장'이라고 불렀죠. 이들이 승객들의 탑승 안전을 확인한 뒤 차체를 손으로 "탕탕" 치면서 "오라이~(아마도 영어 발.. 2022. 11. 18.
정월대보름 쥐불놀이의 추억 지금 대한민국의 시국과 어울리지 않을진 모르지만, 어쨌든 어제가 정월대보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월대보름 쥐불놀이에 대한 추억은 여전히 아련합니다. 어렸을 때 첩첩산골 시골에서 자란 덕분에 동년배 중에서도 드물게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추억이죠. 필자가 어렸을 때 동네 형들은 아마 지금의 같은 세대보다 꽤나 조숙했던 것 같습니다.여름이면 방과 후에 어른들을 도와 논밭에서 일하고 동생들을 데리고 놀아주던 형들은 어린 저의 눈으로 보았을 때 못 하는 일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뭐,, 일찍 술 담배를 배우는 것 같기도 했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에 나가 취업을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습니다만. ^^; 그러는 가운데 겨울철, 특히 정월대보름이 되면 아이들은 동네 형들과 함께 마을 어귀에 모여 정.. 2017. 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