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쑥불 향기와 한여름 밤의 쏟아지는 별빛의 추억 요즘엔 밤이 길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일상 자체가 바쁘고 길어지다 보니 늦은 밤도 그냥 오후의 연장선에 있다는 느낌일 뿐, 환한 아파트의 보안등 때문에 불을 다 꺼도 그다지 캄캄한 줄은 모르겠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부터는 글 쓰고 이웃과 소통하는 재미에 잠자리 드는 시간도 늦고 그러다 잠시 눈 좀 붙였나 싶으면 먼동이 트고... 그러다 문득 베란다에서 회색빛 밤하늘을 보다가 어린 시절 고향의 산마을에서 보던 밤하늘 풍경이 떠올랐다. 한 여름이어도 시골의 밤은 길었다. 마을에 가로등이나 보안등도 없었으니 일찍 깜깜해졌다. 마을 어른들이나 형들은 잠자리 들기 전에 누가 뭐라할 것 없이 한 집에 모여들어 옥수수나 수수깡 같이 먹을 것(어른들은 막걸리에 어죽거리와 김치) 좀 가져와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곤.. 2023. 2. 13. 홀로 걸음 單步 달빛 아래 희미한 발걸음이 보이면발자욱 소리는 멈춰진 공간을 움직인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아늑하게 보이던 불 빛마저 사라졌다. 신작로를 따라 조금만 더 갈 수 있다면, 미류나무 가로수 길을 따라 조금만 더 간다면... 나 홀로 별 빛을 벗삼아 그저 그냥, 먼동이 트는 곳으로 걸어간다. 나는 그렇게 어느덧... 다락문에 걸려있는 그림 속에 총총히 갇혀 버렸다. '그림 속 나그네 풍경' 2011. 3. 31. 한여름 밤의 꿈 노을이 질 때면볏짚 타는 냄새가 온 마을 가득하다.굴뚝에서 피어오르는 구수한 온기는온종일 뛰놀던 아이들을 부르는 소리.. 달 빛이 외양간 구유를 비추고마당에 피어오르는 쑥향기는 무수하게 쏟아지는 별 빛과 함께 한여름 밤풍경을 그려놓는다. 멍석 깔린 마당에는벌레 쫗는 마른 쑥냄새,아낙들의 조근조근 얘기소리,어느덧 아늑해진 무수한 별 빛 속으로나는 잠이 든다. 교교하게 지나간 달 빛 사이로 물안개 부들 밭의 수염 긴 여치 한 마리가가만히... 아침이슬 마시러 나올 때까지 2011. 3.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