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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리뷰/라떼스토리 (추억과 에세이)

어버이날의 편지...

by 라떼블루 2011. 5. 8.


어버이 날도 지났고 가정의 달 5월도 이제 빠르게 흘러갑니다.
이 시대에 부모로 산다는 것, 어찌 보면 이 자체로도 대단하고 의미있는 삶인지도 모릅니다.

IMF와 금융위기, 이로인한 고용불안, 취업난, 사교육비, 대학등로금 인상, 상대적 빈곤, 맞벌이의 증가 등, 갈수록 복잡해지고 치열한 경쟁과 각박한 현실 속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극복해 가며 아이들을 양육한다는 것 자체가 그렇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세대의 부모님들은 절대적 빈곤 속에서도 지금보다 더 많은 아이들을 낳아 키우셨습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아이들은 제 밥그릇 타고 난다. 형제가 많아야한다. 그게 자산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전쟁세대, 절대빈곤과 격동의 시대에 인원과 복지의 그늘을 향유하지 못하셨던 우리 부모님들의 고생은 정말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행복지수, 사회 분위기와 인간성 존중 측면에 있어서 우리가 과연 우리 부모님보다 더 나은 시대를 살고 있을까요?
외적인 풍요와 다양성의 기회로만 본다면 당연히 더 나은 시대를 살고 있겠지요.

  

  

제가 초등학교 때 꽁보리밥 도시락 검사를 받으며 생활할 때 선생님께서 "우리나라 국민도 미래에는 자가용을 몰 게 될 거다 (일명, 마이카 시대)" 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았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 사람의 냄새가 많이 약해진 느낌이 듭니다. 

아이들에게 분명 외적으로 더 양질의 교육을 시킨다고 여기면서도 왠지 이 사회가 더 어렵게 살던 과거보다 꿈과 희망, 그리고 비전이 부족하다고 느껴지기만 합니다.

  

  

부모로서 아이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버이날이 되고 보니 우리네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고, 아울러 내가 부모로서 과연 떳떳하게 코 묻은 손으로 만들어 준 카네이션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아이들이 부모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대견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지금 우리의 일부 일그러진 자화상을 탈피하여 사람냄새 나고, 자연을 아끼고, 서로를 배려하는 그러한 세대를 이루어 갈 거라고 믿습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오히려 나만 잘되어야 한다는 이기심에 서로의 삶을 힘들게 만들어 가는 우리의 모습과 아이들의 미래을 다시 한번 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버이날은 부모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부모로서의 자격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날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 포스트는 제가 저에게 보내는 어버이날의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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