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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최종예선 조편성에 대한 단상

by 라떼블루 2012. 3. 13.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편성이 이미 확정되어 마지막 관문을 향한 일정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란-우즈벡-카타르-레바논과 톱시드를 놓친 일본은 호주-이라크- 요르단-오만과 한 조가 되었습니다.

 

이로써 한국vs일본 대결은 피했지만 FIFA도 주목하는 한·일전 더비는 피 말리는 긴장감 속에서도 늘 멋진 승부를 펼쳤기 때문에 언제나 양팀의 격돌을 기대해왔습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진출이 걸린 일정인만큼 경기 외적인 부담감을 주는 한일전을 피하게 된 것은 어쩌면 양팀 모두에게 다행인지도 모릅니다.  

 

조 추첨을 전후해서 늘 최선과 최악의 조를 논하지만 정작 조 편성이 확정되어도 전문가와 팬들의 好不好가 나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편하게 상대할 수 있는 팀과 한 조가 되기를 원하기는 하지만 어느 팀과 상대를 하든 홈앤드어웨이 방식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변수들을 생각하면 최선과 최악의 조 편성은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호각지세를 이루는 팀, 특히 자국팀에게 더욱 까다로운 팀은 꼭 존재하며 마지막 중요한 일정에서는 만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팀의 중동원정 트라우마...

 

우리에게 가장 힘든 것은 아무래도 중동원정입니다.

 

악질적인 텃세에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일정, 여기에 역대전적에서 동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체력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든 이란과 고지대에서 경기를 해야한다는 것은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AFC를 장악하고 있는 카타르 또한 월드컵 개최에 고무되어 엄청난 지원과 텃세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레바논은 기복이 심하긴 하지만 얼마전 3차예선 원정에서 이미 좋지 않은 기억이 있죠.

 

우즈벡에게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는 있지만 최근 우즈벡의 상승세가 놀라운데다 작년 아시안컵대회에서 부터 유의깊게 보자면 2대3, 2대4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우리에게 대패할 분위기에서도 꾸준한 뒷심을 발휘하며 끝까지 따라 붙으려는 의지가 돋보입니다.

 

 

우리가 A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려면,, 

             1. 우리팀의 전술적 완성도(특히 수비라인) 구축 

             2. 최적의 엔트리의 확정과 최상의 컨디션 유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난적 이란과의 일전이 최대의 고비가 될 것입니다.

사실 일본 보다도 더 부담스러운 상대로 느껴지는 이유는 한 번도 후련하게 이겨 본 적이 없고 서로 엄청난 체력전을 펼쳐온 상대가 바로 이란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에게 제 몫을 해내는 이라크...

 

일본의 산케이신문은 일본의 조 편성에 대해,,

"A조는 일본과 붙으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하는 한국, 3차예선에서 일본의 덜미를 잡은 우즈벡, 아시안컵에서 고전한 텃세강국 카타르, 3차예선 17득점의 무서운 화력 이란이 포진되어있다. B조는 이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

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호주와 더불어 확실한 2강구도 외에 나머지는 모두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팀들이고 보아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일본에게는 이미 잊혀진 이라크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월드컵도전사의 최대 위기였던 94년 미국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 일본에 패하여 조 3위로 자력 진출이 불가능했던 우리가 일본을 제치고 월드컵 본선에 나가게 한 팀이 바로 이라크였기 때문이죠.

(86, 90년 월드컵 진출로 자만에 빠진 우리가 일본축구 중흥기의 1세대와 맞닥뜨리게 된 계기였으며 일명 '도하의 기적'이라 불리는 사건이다)

  

                            

  

86년 멕시코월드컵을 아시아에서 우리와 단 둘이 진출했던 이라크는 90년대 이후 한번도 최강팀 대열에 속하지 못하면서도 다크호스로서 언제나 어느 팀과 끈질기게 까다로운 승부를 펼쳐왔습니다. 

특히 일본에게는 아름다운 '탈락의 추억'을 선사한 트라우마의 장본이지요.

 

혼다-가가와-하세베 등이 버틴 현재의 일본팀은 미우라-나카타가 건재하던 시절 보다도 더 강하다는 역대 최강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비록 얼마 전 우즈벡에게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무리한 일정으로 유럽파의 컨디션이 최상이 아니었고 이미 최종예선이 확장된 상태였으므로 큰 의미를 부여하긴 힘듭니다.

 

그리고 최종예선전에 있어 위에서 언급한 산케이의 보도대로 본선 진출을 낙관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역대전적에서 알 수 있듯이 94년 미국월드컵 아시아예선 이후 아직 이라크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극동의 라이벌로서 한국 대 이란, 일본 대 이라크의 경기 또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전이 될 것입니다.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은 극동과 중동의 숙적들이 각각 A조와 B조에 포진한 형국이 되어 어쩌면 예상치 못한 새로운 변수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일은 B조에서 벌어지길 바랍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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