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면 서서히 신록이 우거지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토종 개구리들도 왕성한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남쪽지방부터 모내기도 시작되겠군요.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다 보니 5월이 되면 어른들과 형들은 바쁘지만 어린아이들은 대자연의 놀이터에서 정말 즐거운 나날들이었죠.
아직 철이 없을 때니 생업을 위한 고된 농사일을 해야 하는 어른들의 고민도 몰랐으니 말입니다.
5월이면 이미 개구리들이 깨어나 활동을 시작한 계절입니다.
저와 친구들은 메뚜기나 개구리 잡는 걸 좋아했습니다.
가을 미꾸라지는 사람들이 먹고, 아이들이 잡은 메뚜기나 올챙이는 잡아다가 닭들에게 주면 아주 잘 먹었습니다.
개구리는 잡아서 작은 것들은 멀리 뛰기 시합도 시키고 큰 놈은 뒷다리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
변변한 간식거리도 없을 때였고 그때는 그런다고 뭐 이상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개구리야 지천으로 흔한 놈들이라 신기할 건 없는데,,
그 놈들이 폴짝폴짝 뛰면 왜 덩달아 쫓아다니며 그렇게 기를 쓰고 잡으려 했는지 모릅니다.
참개구리, 금개구리, 청개구리, 무당개구리 등 종류도 여러 가지지만 우리 토종들은 지금 봐도 참 귀엽습니다.
계곡에 주로 사는 무당개구리 말고는 색깔이 화려하진 않지만 토종들은 크기나 색깔이 질리지가 않습니다.
나중에 식용개구리라고 들여온 무지막지한 황소개구리는 좀 징그럽더군요.
크기도 크기지만 포악하기 이를 데 없는 놈들이라 사실 식용이라면 이런 놈들 잡아서 먹어야 하는데 엄두도 안 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개발과 오염, 외래종들의 유입으로 토종개구리 같이 흔했던 놈들도 보기가 쉽질 않네요.
그래도 아직은 여름밤 시골 논에서는 개구리 소리가 간간이 들립니다.
어찌 보면 시끄러운 소음일 수도 있겠지만 생명활동이 가장 왕성한 여름날 밤에 개구리 소리도 풀벌레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면 왠지 생기가 없이 삭막하고 음산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푸른 자연의 생기가 오염과 난개발로 점점 없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는 생각에 어린 시절 여름날의 추억을 떠올려 보며 우리 토종 생명들에 대한 생각도 아울러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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